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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배낭여행 (5)
Hesher's Flow
## 7 우붓에서의 나날을 뒤로하고 우리는 길리섬으로 가기 위해 아멧으로 이동했다. 사실, 길리섬은 발리 오기 전과 와서도 까지 들어본 적 없는 섬이었으나 쿠킹 클래스를 같이 들었던 러시아 친구들이 추천을 해줘서 알게 된 곳이다. (길리섬으로 가지 않았다면 우린 북쪽에 있는 로비나와 믄장안으로 갔을 것이다) 우붓을 떠나기 전 우붓 근교의 여러 스팟들을 돌아보는 투어도 했더랬다. 하지만 블로그질을 하기에 심히 귀찮기도 하였음과 동시, 바닷가에 오니 물놀이 하기에 바빠 시간이 안 났다면 핑계일 테니.. 투어 이야기는 사진으로 나마 대처한다. "날씨가 좋아 더 웅장해 보였던 '낀따마니 호수' 늦게가면 엄청난 구름이 덮어져 하나도 안보이게 된다..
##4 한적하지만 빽빽한, 느슨하지만 복잡하기도 한 우붓. 이제 막 이틀째를 맞는 우붓의 아침에 '몽키 포레스트'에 갔다. 알게 모를 야생의 느낌이 듬뿍 느껴진 건 우거진 숲을 만나면서 였다. 하지만 어느 관광지의 동물들 마냥 이곳의 원숭이들도 이미 사람들에게 길들여져 있을 만큼 길들여진 듯 보였다. 막 입장권을 산 여행자에게 살금 다가가더니 휙 하며 들고 있던 물병을 뺏으려 하질 않나, 길을 막고 드러누워 있는 건 예사요, 나무 위에서 오줌을 갈기기도 몇 번.. 길 한복판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터프한 원숭이들을 보며든 생각은, 경계를 하는 쪽은 원숭이들이 아닌 오히려 관광 온 인간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 무섭긴 했다. 한껏 쫄아서 원숭이들을 피해 걷는 건 입구 초입부터 ..
##3 "쿠타는 우리 스타일이 아니야" 라고 말하며 다른 곳으로의 이동을 서둘렀다. 발리는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보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가 무척이나 유용했다. 보통은 '여행자 버스 회사를 몇 군데 둘러보며 가격을 알아본 뒤 가격이 가장 착한 곳에서 예약을 하고,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뭐 때문인지 항상 마지막에 날 데리러 오더라) 숙소에서 픽업을 받은 후 조그만 밴(동남아는 99% 도요타!)에 구겨지듯 들어가서 예상치 못한 곳에 떨궈진 뒤 숙소를 찾아 짐을 메고 헤매는 일' 등을 '여행지 이동'이라 칭하곤 했는데, 발리는 웬걸.. 휴대폰으로 우버 택시를 호출하면 준수한 미니 밴의 택시가 수분 안에 찾아온다. 친절한 미소의 택시 기사는 무거운 짐까지 대신 실어다 주..
##2 여행의 첫날. 늦은 도착으로 인한 피곤함을 무릅쓰고 일찍 눈을 떴다. 뷔페식의 무료 조식을 지나칠 수 없었다. 여긴 게스트 하우스가 아닌 호텔이니까. 중저가 호텔에서 며칠을 지내는 것이 부담스러움으로 다가오긴 했지만, 그래도 그동안 호주에서 몇 푼 벌었다고 통이 조금 커졌다. 아직 '배낭여행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싶지만, 점점 더 다가오는 나이와 체력이라는 현실이 이젠 배낭 따윈 던져버리고 캐리어를 끌고 다니라는 듯하다. 여긴 습하다. 습습 하하. 우리의 첫 목표 장소는 '스타벅스'. 근 2년을 보낸 서호주의 퍼스에는 스타벅스가 없다. 가끔씩은 '자바칩 프라푸치노' 생각이 간절했더랬다. 발리가서 스벅 갈 생각에 두근거렸다면 촌놈일까..